무계획

2023.01.22 (일) 
 
설 연휴가 시작되고 엄마랑 둘이 붙어있으면서 평소보다 대화를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보통 평일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버려서 서로의 하루에 대한 브리핑 정도? 그리고 휴식이 전부였는데 오랜만에 시덥잖은 농담을 많이했다. 어제는 같이 장도 보러가고 내일은 쇼핑도 갈 예정이다. 그동안 발이 아팠던 나를 위한 내 신발을 사러가기로 했다. 이상하게 11월 부터  걸을 때 발이랑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통증은 나를 1월까지 병원 신세를 지게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아플동안은 진짜 힘들었다. 평소 운동도 잘 안하는데 무슨 운동선수가 걸릴법한 통증이 오다니..(。_。) 
( 갑자기 직장동료분이 축구선수냐고 농담했을 때 엄청 웃겼던 기억이난다. )
 
 
서론이 너무 길었나?  무계획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 지는것 같다. 오늘 설거지를 하면서 엄마한테 진짜 갑자기 "엄마! 나 근데 쫌 무계획적인데 나름 계획적으로 잘 살지 않았어? 나 완전 무계획 속의 계획적인 사람이다. 완전 잘난척 대박ㅋㅋ" 이런 말을 했다. "그러네 근데 말이 쫌 이상한데? 무계획 속의 계획.. 뭔가 말도 안되는데 명언같아" 나도 내가 말도 안되는 말을 했다는걸 아는데 그냥 뭔가 이 문구가 맘에 들었다. (무계획 속의 계획)  왜냐면 살면서 계획을 짜보거나 그 계획을 실행해야지! 하고 살아본적은 없기 때문이다. 갑자기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 속 깊은 외침이 들리면 다소 충동적으로 일단 일을 벌려놓던가. 그 상황에 나를 집어 넣어버린다. 사실 내가 개발자라는 직업을 갖게 될 줄도 몰랐다. 분명 고등학생 때는 국어선생님이 꿈이였는데.. 내 국어 점수를 보고 한숨을 쉬었던 학원선생님의 조언으로 이과를 오게되었고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던 내가 개발자를 하고 있지 않은가.. 진짜 계획대로 되는거 하나도 없다. ( 인간관계도 다소 비슷하다 느꼈다.. 다음에는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써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흘러가는데로 살아온 나지만 ( 물아일체 성동일짤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 지금까지 나의 행적들을 되돌아보면 단기 계획들을 하나씩 세워두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순간은 많이 떠오른다. 공모전을 준비했을 때 밤을 세워서 노력하는데도 개발이 너무 안되고 짜증나서 집가는 길바닥에서 펑펑 울어본 기억도 있고.. 인턴했을 때도 이게 내 길이 아닌가 하면서 혼자 하늘 쳐다보면서 울적했던 순간도 진짜 많았다. 알바를 할 때도 나는 왜이렇게 손도 일 배우는 속도가 느릴까 하면서 터덜터덜 걸어왔던게 많이 생각난다. 
 
이렇게 걱정도 우울함도 잘 느끼는 나였지만 근성 하나로 버티고 나니 끝내 상도 수상했고, 인턴다니던 회사에서도 3번이나 정규직 제안이 왔었고, 그 힘들다던 알바도 3년은 더 다니며 나중에는 내가 일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끈기도 노력도 하나도 없었던 내가 대학생이되고 성격도 생각도 정말 많이 바뀐게 느껴진다. 특히 고등학생 때 까지는 학업에 흥미가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학업에 나름 성취감이라는 감정을 느끼는거 자체가 신기하다.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나의 경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전부 나의 아주아주 주관적인 기준이다. 누군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지만 그들도 모두 주관적인 견해로 나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남들 기준에 나를 맞추지 말고 내가 성장했다고 느끼면 성장한것이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소확행을 크게 느끼는 나는 행복의 기준이 크게 높지 않다. 다만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함을 느끼는지 나에 대해 잘 아는 거는 꽤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음.. 이제 더 이상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ㅎㅎ
 
사실 나는 내 생각을 글로도 말로도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일기를 쓰기 시작하게 된 이유는 비록 어딘가 엉성해보이는 글이지만 언젠가 내가 이 글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아 이 때는 나는 이런생각을 갖고 살아갔구나. 그 시절에는 이런 고민을 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 순간을 잘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생겼구나' 이걸 느끼고 난 후 부터 하루에 한 줄이라도 그 날의 내 생각을 적는 편이다. 내 개인 블로그에는 일기를 처음 써보는 것 같은데 확실히 키보드가 편하긴하네ㅎㅎ
 
이제 새해의 1월이 곧 지나가는데 우연히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 올해 목표 꼭 이룰거고 혹여 못 이룬다해도 올해의 모든 일들이 내 인생의 값진 경험으로 남을거니 걱정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오늘은 내 인생의 첫 날'이라는 말이 있듯이 ㅎㅎ 무슨 오글거리는 말을 이렇게 길게 써놨는지. 오늘의 일기는 끝이다.  
 

나름 운동1

 

우왕..

 

가을이 왔네 가을이 왔어

 

나름 운동2

 

너무 감동..

 

점심시간 힐링타임

 

BIRTHDAY

 

화려한 조명이 나를..

 

그릭요거트의 세계

 

처음 써보는 안경